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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 게스트하우스 줄거리, 한국 요괴와 삶의 경계,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by 청하 2026. 9. 29.

도깨비불 게스트하우스 줄거리

어린 시절 헤어진 언니의 부고를 듣게 된 주인공인 모미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유일한 가족이었던 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모미에게 남겨진 것은 언니가 운영하던 산기슭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 한 채와 그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열네 살 조카 나경이었습니다  머물 곳이 마땅하지 않았던 모미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평범하지 않은 광경을 마주합니다 건물 벽 사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스트하우스의 진짜 정체는 인간이 아닌 요괴들이 머무는 ‘도깨비불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이곳에는 주로 요괴들이 찾아오지만 때로는 죽음을 가까이 품고 살아가는 인간이 방문하기도 합니다모미는 180일 동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 소원을 들어주고 돈도 주겠다는 언니의 유언장을 보고 나경과 함께 이 기묘한 공간에 머물기로 합니다 그 곳에서 요괴와 인간의 유대관계와 그들을 게스트하우스의 손님으로 맞이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범유진 작가의 특유한 신비하면서도 몽환적인 화법으로 풀어냅니다
 

한국 요괴와 삶의 경계

도깨비불 게스트하우스 의 특징 중 하나는 한국 민담과 설화 속 요괴를 현대적인 판타지 공간으로 불러왔다는 점입니다  작품은 늦여름부터 가을, 늦가을, 겨울, 설날을 거쳐 ‘귀신의 날’로 이어지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여러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작품에는 화도의 붓을 비롯해 솔태, 냥돌, 향랑각시, 인어 등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비한 존재들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책 뒤에는 작가의 구상 노트와 등장요괴들을 설정할 때 참고한 문헌도 수록되어 있어 작가의 히스토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등장하는 요괴가 단순히 공포를 일으키는 존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존재자체가 다른 인간과 요괴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과 요괴가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으로 각자 다른 사연을 품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와 죽음, 공존과 연대라는 주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이며 이 책의 중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모미와 나경,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요괴들의 이야기와 함께 작품을 이끄는 또 하나의 중심축은 모미와 나경의 관계입니다 두 사람은 이모와 조카라는 혈연으로 이어져 있지만 처음부터 가까운 가족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인 나경은 조카인 모미의 존재조차 몰랐기 때문에 모미에게 나경은 언니가 세상을 떠난 뒤 갑자기 나타난 조카이고, 나경에게도 모미는 낯선 이모였습니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서로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못합니다 결국 한동안 서로를 피해 지내던 두 사람은 나경의 엄마이자 모미의 언니인 다미의 사십구재를 계기로 크게 부딪히게 되면서 둘의 관계는 극에 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과 닮은 나경이 신경 쓰이던 모미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둘 사이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80일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생활하고 여러 존재의 사연을 마주하면서 차츰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고 두 사람은 혈연으로 주어진 형식적인 가족에서 서로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진정한 가족으로 변해갑니다 요괴 판타지라는 외형 안에 타인을 믿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현대의 소홀해진 가족 사이와 인간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